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퍼스트 블러드 |1회 산제물(1) 작가 : 상총 | 등록일 2019.08.03
목록으로 찜하기 첫회 책갈피 이전회없음 2회 산제물(2) 2019-08-15 176다음회 rss

 

데브. 정말 할 거야?”
물론이지. 쫄보야. 그리고 내가 두목이라 부르라 했지.”
 
 
닫힌 상자 속처럼 좁은 방 안. 촛불조차 끈 채 소년들은 속닥이고 있었다. 소년들의 특이한 점을 꼽으라 하면 우선 눈에 띄는 건 헐벗은 상체였다. 그리고 그 위에 아로새겨진 기다란 흉터들. 고아들이 겪어온 생존의 흔적들이었다.
 
 
데브, 아니 두목! 원장놈이 별채로 들어갔어!”
 
 
작은 방에 난 더 작은 창으로 망을 보던 소년이 목울림을 죽이고 소리쳤다.
 
 
그래? 내려!”
 
 
그리고 두목이라 불린 소년, 데브는 손짓으로 뒷쪽에서 대기 중이던 소년들을 불렀다. 그 말에 벌떡 일어난 소년들이 창문을 열고 긴 줄을 던졌다. 걸레 같은 천들, 소년들의 상의로 엮어 만들어진 동앗줄이었다.
 
 
침대 다리에 묶고, 차례대로 내려가! 다들 내려갈 수 있지?”
 
 
대답은 없었다. 소년들은 개미떼들처럼 일사분란히 조악한 줄을 타고 내려갔다. 데브는 맨 마지막이었다. 데브는 앞장서 고아원 북쪽 담을 향해 기어갔다. 북쪽 담에는 개구멍이 있었다. 고아원장도 모를 정도로 구석지고 작은 구멍이. 고아원장은 귀가 밝았다. 그리고 항상 채찍을 든 사람이었다. 때문인지 소년들은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하는 중이었다.
 
 
고아원의 북쪽 담에 도달했을 때, 데브는 오른손을 치켜들었다. 줄지어 기어오던 아이들은 일순간 멈춰섰다. 데브는 북쪽 담 개구멍을 다른 소년들에게 양보했다. 부하들의 고맙다는 눈빛을 받으며, 어린 두목은 차례대로 개구멍으로 빠져나가는 어린 부하들을 보았다.
 
 
이윽고 담 안쪽으론 데브밖에 남지 않았다.
 
 
어서 와, 두목!”
 
어서, 어서!”
 
 
담 밖의 소년들과 눈이 마주친 데브는 싱긋 웃었다. 그리곤 외쳤다.
 
 
원장님! 여기 쥐새끼들이 도망갑니다! 북쪽 담 밖에 몰려 있어요!”
 
 
!
 
 
원장이 지내는 별채의 나무문이 부서질 듯이 큰 소리와 함께 열렸다. 필립 고아원 원장 데릭은 단정한 사람이었다. 긴 머리는 묶고 다니며, 매일 목욕을 해 피부가 뽀얀 미남자였다.
 
그리고 오른손엔 채찍을 든 남자였다.
 
 
하하, 얘들아. 밤 산책을 원하면 말했어야지. 원장님 좋은 사람인거 알면서.”
 
 
촤악, 촤악!
 
 
채찍 소리가 밤 공기를 갈랐다.
 
 
데브의 부하들은 대부분 잡혀왔다. 그리고 한 명 빠짐없이 데브를 충혈된 눈에 담고 있었다.
 
 
잘 했다. 다이브. 넌 특별히 좋은 부모를 소개시켜주마.”
 
, 정말인가요?”
 
물론! 원장님은 좋은 사람이잖니? 하하하.”
 
 
촤악! 촤악!
 
 
이미 기절한 소년에게 채찍을 두어 번 더 휘갈긴 원장이 데브, 아니 다이브의 머리를 쓰다듬었다.
 
 
다음 날, 탈출을 시도했던 아이들은 모조리 어딘가로 팔려갔다. 그리고 밀고자이자, 소년들의 두목이었던 데브는 마차에 실려 어딘가로 팔려가는 친구들을 보며 미소 지었다.
 
 
잘 가. 얘들아.”
 
 
주머니 속 종이를 펼쳐보며, 다이브는 씁쓸하게 미소지었다.
 
 
분 류 표
 
 
상품 : 주요 고객 소아성애귀족
 
필요덕목 : 순종
 
중품 : 주요 고객 상인
 
필요덕목 : 영리함
 
하품 : 주요 고객 하인, 시종이 필요한 귀족
 
필요 덕목 : 건강함, 순진함, 활동성, 필요한 만큼의 반항성
 
최하품 : 주요 고객 명칭 미정
 
필요 덕목 : 위 덕목 중 아무것도 채우지 못한 놈
 
(인성이 글러먹거나, 심한 반항아, 기형아, 장애아 등이 속함)
 
 
멍청한 놈.”
 
 
다이브는 종이를 찢어서 고아원 화단에 뿌려버렸다. 몇 달 전 원장이 흘린 종이였다.
 
 
어젯밤 탈출을 시도한 소년들은 전부 어느 부잣집, 혹은 귀족집에 시종이나 하인으로 팔려갈 것이다. 필립 고아원은, 아니 이 시대의 대부분의 고아원은 사실상 합법적인 노예상이었다. 다이브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.
 
 
그리고, 분류표에 의하면 자신은...
 
 
상인일 수도..., 데릭 놈 성격에 밀고자 놈은 전부 인성 글러먹은 놈이겠지.”
 
 
아마 명칭 미정이라고 적혔던 정체불명의 인간에게 팔릴 것이다.
 
 
다이브! 이리 오거라! 너를 원하시는 분이 오셨구나!”
 
 
머리를 뒤로 묶은 데릭이 서글서글하게 웃으며 다이브를 불렀다.
 
 
 
 
* * *
 
 
다이브를 원한다는 사람은 닳을 대로 닳은 회색 로브를 입고 있었다.
 
변소 속 시커먼 어둠이 둘러진 듯한 그 사람은, 얼굴이 보이지 않게 빙긋 웃는 가면을 쓴 채로 다이브를 맞이했다.
 
 
으읍, 으커컥!”
 
입병 같은 건 없고, 건강하군. 반응도 싱싱하고.”
 
으으으읍!”
 
 
다이브의 입에 넣었던 손을 빼며, 가면의 사내가 중얼거렸다.
 
 
시끄럽군. 자라
 
 
그 한 마디에 다이브는 온 몸에 힘이 빠지는 것을 느꼈다. 눈꺼풀을 들고 있기가 너무 힘들었다. 의식이 흐려지는 것을 느끼며 다이브는 그 자리에 쓰러졌다.
 
 
저번처럼 기형아도 아니고, 정박아도 아닌데...안 아깝소, 데릭?”
 
애매한 놈입니다. 순종적이진 않고...영리하긴 하다만 기회주의적이죠. 또 전 배신자 놈은 싫어합니다. 인성이 글러먹었어요.”
 
. 은 두 가락.”
 
, 고마우셔라. 이번 건 어디에 쓰시렵니까?”
 
산제물.”
 
 
그것이 다이브가 들은 마지막 목소리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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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가의 말

작가 메일 주소는 tmdcjflov@naver.com입니다. *이 소설은 일상 치유물입니다. 치유물을 원치 않는 분은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. 많은 댓글 부탁드립니다.(작가는 댓글 중독자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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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0점 10점 비나리 필력 좋소! 비나리 | 2019-08-01 17:56:37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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너무 쓸쓸하다... 댓글을 달아줘...흐어어 비나리 | 2019-08-13 16:27:48 |